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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C: 블랙워터

블랙워터. 02

Eugene_FMF 2018. 9. 12. 01:33

 

 메그는 사람 죽이는 일을 책 한권 읽듯 했다. 가끔은 살인이 재미없는 책을 읽는 것보다 쉬웠다. 그게 그녀가 하는 일이고, 그녀가 했던 일이고, 그녀가 가장 잘 하는 일이다. 멕시코 최악의 카르텔이 수 년 동안 수천달러를 주며 그녀에게 시킨 일이었다. 그녀가 죽음과 살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주목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표적과 표적 아닌 자의 차이를 분명히 하고 싶어서다. 그녀는 눈에 띄는 것을 싫어했고 되도록이면 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싶어 했으며 가능하다면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고 싶지 않은 게으른 사람이었다.

 메그는 오후 세 시 쯤에 눈을 떴다. 엎드린 채 자다 몸을 반쯤 일으킨 그녀는 베개 밑의 권총을 확인하고 몸을 뒤집어 천장을 보았다. 다시 눈을 감았다. 아침에 천장이 날아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곳에서 일하다 돌아오면 천장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메그는 누군가가 거실에서 비닐 봉투를 부스럭거리다 한숨 쉬는 소리를 들었지만 다시 눈을 감았다. 부드러운 이불과 딱 좋은 온도. 두꺼운 커튼 너머로 새어 들어오는 햇빛. 손님이 누군지는 나가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카르텔 출신 군사 청부인. 그게 그녀의 직함이다. 그녀는 번듯한 민간보안사업체에서 일했지만 그 출신 탓에 그녀에게 할당되는 일은 제한적이었다. 정부가 CIA에게조차 맡기기 꺼려하는 더러운 임무가 주였는데, 국제법의 그림자 아래에서 은밀하게 피를 묻히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미 정부와의 흐릿한 아웃소싱 관계. 비슷한 놈들로 이루어진 작전분견대의 대장. 그녀는 언젠가 누군가에게 조용히 제거될 것임을 알았으나 도망칠 자신은 있었다. 첫 번째 직업을 무사히 그만둔 것처럼 그렇게. 망설임은 가진 자들이 하는 것이다. 그녀는 가진 게 없었다.

 어느새 눈을 뜬 메그가 무거운 눈꺼풀을 멍하게 깜빡이고 있자 트리스가 방문을 벌컥 열고 문가에 섰다. 트리스는 옅은 하늘색 롱코트에 검은 셔츠를 입은 채였다. 청소를 하던 중이었는지 다리 너머로 보이는 거실이 제법 깨끗해 보였다. 오늘 약속은 잊으셨나봐, 아가씨. 트리스는 아직도 침대에 누워 있는 메그를 보며 한숨 쉬듯 말했다. 듣기 좋은 낮은 목소리가 더 졸리게 하는데 모르는 걸까. 메그는 몸을 돌려 그녀를 보았다가 다시 베개 위에 얼굴을 묻었다. 입안에는 자기 직전까지 물고 있었던 사탕의 단맛만이 남아있었다.

 뭐 먹기 싫어졌어…….

 항상 그러니까 짜증나지도 않아.

 트리스가 방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와 침대 위의 메그를 안아올렸다. 잠에서 방금 막 깬 몸이 움직일 의지도 없다는 듯 흐물거렸다. 트리스는 메그의 방을 둘러보고 혀를 차며 그녀를 욕실로 던져 넣었다. 이 닦고 세수만 해. 메그는 대충 끄덕이며 욕실 문을 닫았다. 트리스는 욕실 안에서 물소리가 들리자 장갑과 쓰레기 봉투를 가져와 바닥에 널부러진 사탕 껍질을 줍기 시작했다.

 곧 메그가 물기를 뚝뚝 떨어트리며 욕실에서 나왔다. 트리스는 손을 씻은 후 메그의 얼굴을 수건으로 눌러 닦아주고 옷장에서 옷가지 몇 벌을 꺼내 침대 위에 던졌다. 메그가 의욕 없이 침대에 다시 눕자 쓰레기봉투를 묶어 문 밖에 내놓은 트리스가 다가와 익숙한 듯 옷을 갈아입혔다. 팔 들어. 여기 다리 넣고. 벨트는 좀 알아서 차라. 응? 어두운 베이지색 니트에 품이 넉넉하고 소매가 긴 점퍼. 그리고 검은 바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외출복으로 갈아입은 메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안주머니에 콜트 자동권총을 챙겼다. 검은 스니커즈에 발을 구겨 넣으면 외출 준비는 끝이었다. 

 메그는 어느새 발을 디딜만한 공간이 생긴 거실을 둘러보았다. 주거용 목적이 아닌 건물을 불법으로 뜯어고친 덕에 천장에 콘크리트와 전선이 그대로 드러난 아파트는 러그 하나 없이 삭막했지만 트리스가 가져다 놓은 화분이나 장식품 덕에 그나마 생활감이 있었다. 메그는 트리스를 슬쩍 보다 어깨로 팔을 살짝 치며 말했다. 타이슨 스퀘어 가자. 

 점심부터 먹으면 안 돼? 조깅하고 빵 먹은 게 전부인데.

 안 돼. 오늘 신제품 들어와.

 늦잠 잔 주제에……

 네가 나한테 뭐라고 말 할 처지는 아니지.

 하.

 오늘도 그 카페 갔어?

 다른 데 갔어.

 점원 남자? 여자?

 …….

 넌 진짜 죽어야 해.

 그 새벽에 여는 빵집은 다 여자 사장 뿐이라고.

 주절대지마.

 트리스는 입을 닫은 채 오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골목에 대었던 차로 향했다. 어느새 불법주차 티켓이 하얀 볼보 SUV의 와이퍼 사이에 끼여 있었다. 트리스는 티켓을 구겨 주머니 안에 넣고 메그에게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다. 그들은 그대로 타이슨 센터의 롤리 앤 팝에 도착해 네모난 상자와 긴 유리병을 가리지 않고 카트에 실었다. 메그는 그램 수로 가격을 메기는 사탕을 여덟개의 봉투에 담고 트리스의 카드로 계산했다.

 늦은 점심은 대형 쇼핑몰 안의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시간대가 애매해 손님이 얼마 없었다. 그들은 1600 칼로리의 구운 돼지고기 그릴 두 접시, 리코타 치즈가 잔뜩 들어가 있는 토마토 파스타, 매운 소스로 간을 한 캄파넬라 파스타, 마늘빵 위에 얇게 저민 스테이크와 새우가 올라간 브루스케타 한 접시, 레몬과 로즈마리를 넣어 구운 치킨 두 접시, 토마토와 치즈가 겹겹이 쌓인 라자냐를 주문했다. 트리스는 레드와인을 두어 잔 마셨고 메그는 크림 브릴레와 카라멜 마스카포네 치즈케익, 그리고 따뜻한 초콜릿 케익을 먹었다. 맛이 어떠냐는 트리스의 질문에 메그는 별로, 라고 대답했으나 대답했으나 접시를 깨끗하게 비우긴 했다. 식사 동안 그들은 오직 요리의 맛에 대해서와 저녁 메뉴에 대한 고민만을 말했다.

 다섯 시 쯤 식사를 마친 그들은 휴가 기간 동안 쓸 머플러와 신발, 트레이닝복, 코트를 몇 벌 사고 차에 탔다. 메그는 차 안에서 아까 산 사탕을 뜯어 물었다. 그리고 안전벨트를 매주려 몸을 숙이는 트리스의 입에도 하나 쏙 넣었다. 여전히 딸기맛 좋아하네. 맛있잖아. 그들은 입을 맞추다 혀 위에서 사탕 두 개가 굴러다니는 것에 눈을 맞추고 픽 웃었다.

 트리스의 집으로 향하는 길에는 비가 왔다. 트리스가 와이퍼를 올리는 동안 메그는 트리스의 핸드폰 블루투스에 연결된 오디오를 켰다. 잠시 지직거리던 스피커에서 곧 낯선 언어의 방송이 흘러나왔다. 너 휴가 와서도 공부 하냐?

 다음 파견도 거기서 거기지.

 직업병 하고는……. 

 메그는 트리스의 트랙리스트에 들을 만한 것이 있나 휙휙 넘겨보다 곧 오디오를 껐다. 특수부대의 삶이란 핸드폰 사전도 먹통인 사막이나 해발 1천 5백 미터에서 활동하는 것을 의미했다. 메그는 머리를 긁적거리다 등받이에 몸을 깊게 기댔다. 그리고 묵묵히 빗길을 운전하는 옆모습을 보았다. 기이할 만큼 성실하고 이상할 만큼 충실한 인간. 메그는 그런 트리스가 자신에게 바치는 충실함이 언제까지 갈까 흐리게 생각했다가 그만두었다.

 트리스의 집은 차고와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이었다. 비오는 평일 오후의 베드 타운은 매우 조용했다. 정원으로 들어선 트리스는 차고에 주차한 후 집과 연결된 뒷문을 열려다 분주하게 주머니를 뒤졌다. 그 모습을 한참 동안 보고 있던 메그가 인상을 찌푸리더니 먼저 현관 쪽으로 뛰었다. 차고에서 현관까지는 아주 잠깐이었는데도 집으로 들어온 그들의 머리끝에서 물이 뚝뚝 덜어졌다. 

 트리스는 대충 머리를 털고 소파에 앉으려는 메그를 붙잡아 욕실에 밀어 넣었다. 메그는 표정을 잔뜩 구기고도 뒤에서 옷을 벗겨내리는 손을 떼어내지는 않았다. 물만 끼얹고 나올 생각 마. 나보다 오래 걸려야 해. 트리스는 닫힌 욕실 문 앞에 메그가 두고 갔었던 속옷과 자신의 검은 티셔츠 한 장을 놓고 2층 욕실로 올라갔다.

 트리스가 씻은 후 드라이기를 가지고 내려왔을 때 메그는 아직 욕실 안에 있었다. 트리스는 메그의 젖은 옷을 분류하여 몇 개는 세탁기에 넣고 몇 개는 옷걸이에 걸었다. 욕실에서 물소리가 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트리스가 문을 열자 뜨거운 욕조 안에서 꾸벅꾸벅 졸던 메그가 고개를 들었다. 트리스는 작게 한숨을 쉬고 익숙하다는 듯 메그를 안아 제대로 앉힌 후 머리에 물을 끼얹고 샴푸 거품을 내어 씻겨주었다. 

 커다란 손이 드라이기를 쥔 채 밀색 머리칼을 찬찬히 말려주었다. 빗 대신 손으로 머리칼을 풀어내는 동안 작은 머리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머리끝이 덜 말랐지만 메그가 칭얼대듯 고개를 흔들자 트리스는 손을 떼고 가볍게 입을 맞추어 주었다. 그리고 부엌으로 들어가 맥주 세 캔과 사탕 몇 알, 딸기 스파클링 음료를 내왔다. 그들은 넓은 소파에 앉아 다리를 쭉 뻗고 영화를 틀었다.

 자원이 고갈된 근미래가 배경인 영화였다. 핵전쟁 끝에 물과 기름이 부족해진 세계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비교적 뻔한 시놉시스였지만 영상미가 제법 좋았다. 그들은 한 마디씩 말을 얹으며 영화를 보다 클라이막스에서 주인공 여자의 팔이 바퀴에 끼여 날아갈 때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그대로 엔딩까지 십오 분 동안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트리스가 재밌었다고 말하자 그때서야 메그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테이블 위의 트레이에는 맥주 세 캔이 찌그러진 채 널부러져 있었다.

 메그는 트레이를 들고 부엌으로 가는 트리스의 뒷모습을 보다 작게 야. 하고 불렀다. 비가 엉망으로 내리고 있었다. 커튼을 반만 친 전창에는 햇빛 한 조각 없었고, 큰 물방울들이 맺혔다가 무겁게 아래로 미끄러졌다. 잘 다듬어진 덤불들이 흔들리다 꽃을 떨어트렸다. 젖은 꽃잎이 추적추적 시들어갔다. 트리스는 듣지 못한 것 같았다. 듣지 못했을까?

 다음엔 뭐 볼래? 트리스가 소파 옆에 선 채 물었다. 메그는 트리스를 빤히 올려다 보았다가 회색 후드를 꼬옥 쥐었다. 그리고 그대로 끌어당겨 제 옆자리에 앉혔다. 강하지 않은 힘이었지만 트리스는 이 힘을 거절하는 법을 몰랐다. 트리스는 그대로 가만히 앉아 커다란 검은색 티셔츠 한 장만을 걸친 메그의 무릎이 제 허벅지 위로 올라타는 것을 바라보았다. 하얗고 가늘지만 굳은 살이 단단히 박힌 손가락이 두 뺨 위로 천천히 두 뺨 위로 올라왔다. 이번 일은 어땠어? 그 조용하고 정갈한 목소리 뒤로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다. 그들이 공유하는 것은 행선지와 돌아올 날 정도. 그 외에는 금기처럼 입을 다물었었다. 안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기 때문이었을까? 트리스는 메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겹치며 메그를 보았다. 내 흉터가 궁금한 거야?

 글쎄.

 이제 안 아파. 너도 진단서 봤잖아.

 그걸 묻는 게 아니라니까.

 정말 내 일이 궁금하다고?

 그래.

 음.

 트리스는 메그의 손을 이끌어 손바닥에 키스하고 그녀와 눈을 맞추었다. 깊은 눈매가 어둠 속에서 또렷했다. 짙고 짧은 속눈썹. 반듯한 콧대. 눈을 몇 번 깜빡이든 꺼질 일 없는 새빨간 눈동자. 메그는 그 정갈한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다 트리스가 입을 여는 것을 지켜보았다. 

 처음엔 바쿠바에서 팍티야로 이동했어. 거기서 한 달쯤 머물렀나. 그 다음엔 나하리로 쳐들어가서 반군이랑 붙어야 했지. 그런데 공중 지원이 없는 거야. 리틀버드 녀석들이 저 위 토라보라에 있었거든. 거기서 부하 두 명이 다쳐서 본국으로 돌아갔고. 

 너는?

 보다시피 멀쩡해.

 회복력이 짐승이니 다쳐도 나는 몰라. 

 속이려면 속일 수 있다 이거야?

 속이지 않는다고 말 안 했잖아.

 음.

 약속 안 하네. 됐어.  

 트리스는 메그의 얇고 날카로운 눈매에 난감하게 웃다 말을 이었다. 큰 전투는 없었어. 반군이 나하리를 떠서 동쪽에 자리를 잡았거든. 거기서 몇 명을 체포하고 몇 명을 죽이기도 했는데 별로 성과는 없었고. 그리고 일주일 정도 쉰 후에 바그다드로 돌아가서 두달 쯤.

 거기선 뭘 했는데? 

 정부 재건 프로젝트 보호. 석유 수송관 이송도 좀 하고.

 비교적 평화로웠네.

 당장 죽고 죽이지 않으면 평화로운 일이지. 트리스는 작게 숨을 내쉬고 메그와 이마를 맞대었다. 그래서, 궁금증은 풀렸어?

 메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 트리스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완전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그녀는 트리스 위에 올라탄 그대로 트리스의 왼쪽 어깨부터 팔꿈치까지 천천히 쓸어내렸다. 아주 큰 흉터와 총상이 있는 곳. 그녀는 과거의 실수를 곱씹는 인간은 아니었으나 그 때의 초조함과 화를 다시 겪고 싶지는 않았다.

 그들이 호흡을 멈춘 것처럼 아주 조용할 동안에도 비는 계속해서 떨어졌다. 시리아의 비는 화약과 이름 모를 성분들이 섞여 아주 지독해. 카비르 사막의 비는 반갑지. 산소가 부족한 곳에서는 비대신 눈이 내렸다. 트리스는 어떤 말도 듣지 못했지만 이상하게도 메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것 같았다. 매일 아침을 총격과 함께 시작하는 생활. 눈을 뜨면 지붕이 날아가 있을지도 모르는 삶. 그것은 서로를 공항에서 맞이하기도 쉽지 않음을 뜻했다. 누군가가 바그다드에서 목숨을 건 질주를 할 때 누군가는 리비아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 있었고, 누군가 코소보에서 총을 맞고 쓰러질 때 누군가는 버지니아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 수도 있었다. 어쩌면 그들이 연인다운 약속을 하지 않는 이유가 그 때문일지도 모른다. 트리스는 메그의 허리를 안아 자신에게 바짝 당기며 입을 맞추었다. 더 무언가를 생각했다가는 너무 많은 말을 해버릴 듯이.  

 그들은 아주 어두운 거실에서 서로 옷을 벗기고 쇄골과 목에 입을 맞추며 이름을 불렀다. 할 수 있는 발음은 그것뿐이었다. 밀색 머리카락이 검은 가죽 소파 위로 흐트러지며 숨이 달큰하게 올랐다. 그리고 희게 흉터가 남은 피부 위로 입술을 내렸다가 이로 깨물어 곧 사라질 자국을 남겼다. 그들은 오늘 아주 평화로운 하루를 보냈지만 그런 날은 얼마 없다는 듯 간절하게 어깨를 붙잡았다. 쾌감에 끊어지는 호흡을 들으며 트리스는, 그래도 나는 네가 보고 싶었어, 속삭이며 메그의 호흡을 삼켰다. 더 나은 날을 기대하지 않았고 그럴 생각도 없었으나 덧없이 죽지 않는 삶에 대한 상상을 하면서. 메그의 몸은 언제나 그랬듯 뜨거웠고 차가웠으며 지나치게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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