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검은 피를 뒤집어쓰며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손에 닿는 차가운 방아쇠도 옆구리를 파고드는 거친 칼날도 청각을 어지럽히는 신음도 코를 마비시키는 뜨거운 피냄새도 모두 죽음으로 끝날 것. 우리 같은 인간은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곱씹으며 살아가지만 내가 아는 것은 이론에 가까워 전쟁터에서 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생물학적 작용과 역학적 기능이 멈춘 후 흙으로 분해되는 과정이 죽음이라는 사실을 누가 모르겠는가? 우리의 영혼은 어둡고 조용한 것으로 사라질 것이며 그 누구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라는 이야기를, 어느 누가 듣고 싶어 하겠는가? 하지만 우습고 두렵게도 진리란 그런 것이다. 과학은 우리의 두려움을 표현하는 수단일 뿐 상실을 보듬어주지는 않는다. 대지와 태양이 인류를 존재하는 것이 아님..

언젠가 검은 피를 뒤집어쓰며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손에 닿는 차가운 방아쇠도 옆구리를 파고드는 거친 칼날도 청각을 어지럽히는 신음도 코를 마비시키는 뜨거운 피냄새도 모두 죽음으로 끝날 것. 우리 같은 인간은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곱씹으며 살아가지만 내가 아는 것은 이론에 가까워 전쟁터에서 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생물학적 작용과 역학적 기능이 멈춘 후 흙으로 분해되는 과정이 죽음이라는 사실을 누가 모르겠는가? 우리의 영혼은 어둡고 조용한 것으로 사라질 것이며 그 누구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리라는 이야기를, 어느 누가 듣고 싶어 하겠는가? 하지만 우습고 두렵게도 진리란 그런 것이다. 과학은 우리의 두려움을 표현하는 수단일 뿐 상실을 보듬어주지는 않는다. 대지와 태양이 인류를 존재하는 것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