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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설화/극야 (1)
극야. 00

검은 커튼이 창문을 단단히 가려 빛 한줄기 새어들지 못할 실내. 침대 위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새카만 방 안에서 새카만 그림자가 언덕처럼 둥글었다가 목선을 따라 곧게 펴졌다. 창백한 살결이 이불 위를 더듬거리다 멈추었고, 투명한 눈동자가 눈꺼풀 아래로 몇 번 숨었다가 다시 드러났다. 메그는 그대로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바닥을 딛고 일어나 슬리퍼에 발을 꿰었다. 주황색 슬리퍼가 복도를 걷자 낡은 마루가 걸음마다 삐그덕거렸다. 계단을 타고 내려간 거실에는 달콤한 냄새가 잔뜩 퍼져 있었다. 알렉스가 햇빛에 말린 러그를 거실에 펼치다 메그를 보고 활짝 웃었다. 트리스는 부엌에서 체리 파이를 자르며 인사를 건넸고, 에린은 그녀에게 입 맞춘 후 테이블에 접시를 마저 깔았다. 메그는 부스스한 머리를 ..

마지막 설화/극야 2018. 11. 1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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